[글밭 산책] --------------------------------------- [시] 무 늬 이 용 섭

기사입력 2020.11.2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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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밭 산책] --------------------------------------- [시] 

             무 늬  이 용 섭 

     

    1사진(이용섭)333.jpg


    사람과 나무는 결로써 말을 한다 


    기름진 흙과 햇볕, 적당한 물기와 사랑이 

    촘촘한 세월과 한 몸을 이루어  

    이쪽 저쪽 밀고 당기고 엇갈리며 

    비로소 곱고 단단한 제 무늬가 된다


    아프고 뒤틀리는 절망의 순간도 

    돌아보면 아름다운 무늬가 되고 

    옹이진 상처조차 고운 결이 된다


    톱날의 세월이 제 살을 저미며 

    깊은 상처를 남길 때 사람과 나무는 

    향기로운 저만의 무늬로 말을 한다 



    작 가 의 말


     바람 부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때때로 생각해 본다.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

    고 나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억울하고 슬프고, 괴롭고 아팠던 일들, 모두가 내

    삶의 무늬가 되고 향기가 되었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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