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편집일 : 2024.03.29 (금)
[글밭 산책] --------- 그런 사람
구 은 주
유월 강변에 이는 바람
바람 속 금계국 강물로 일렁인다
바람에 몸 맡긴 채 꽃에 취한 물소리
그 물에 말없이 손 한 번 적신 사람
숨결 잊지 못한다
물소리 앞에 서면
열두 폭 병풍 마주한 듯
당신의 풍경 절로 펼쳐지는
거친 바람, 뽀얀 알감자 품속에서 보듬던 사람
잡은 손에서 온기가 웃음처럼 번지던 사람
한 번도 먼저 돌아서 가지 않은 그 사람
고양이 같은 수줍음을 간직한 사람
금계국처럼 낮은 곳에서
바람 속에 일렁이는 그 사람
생각할수록 아득히 높아지는 그 사람
노란 꽃 한창인 강변
그 강변 지나면서 생각나는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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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살다 보면 왜, 그런 사람 있지요.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도 늘 곁에 있는 것 같은 사람, 맛있는 것 있으면 나눠 먹고 싶은 사람, 좋은 일 생기면 얘기하고 싶고 기대고 싶은 사람.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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