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순국선열을 기억합니다

기사입력 2022.11.1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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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북부보훈지청 보상과 박치우

    [기고] 순국선열을 기억합니다


    경북북부보훈지청 보상과 박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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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순국선열의 날은 83주년을 맞는다. 순국선열의 날은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들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제정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일반대중에게는 아주 낯설 것이다. 독립운동 관련 기념일일 것이란 짐작은 하지만 어떤 의미로 제정했는지 개념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보훈공무원으로 입직할 당시에 광복절, 3.1절과 같은 국경일이 있고, 저명한 독립운동가들은 기념사업회에서 독립운동가 개인의 공적사항을 현창하고, 또 특별한 독립관련 사건이 있는 날에도 그날을 기리고 있음에도 왜 굳이 순국선열의 날을 정부기념일로 지정해서 기념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 제정과정과 오늘날 법정 기념일이 되기까지 우여곡절만큼이나 앞으로도 일반국민에게 쉽게 다가오는 기념일이 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해본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1939년 11월 2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회 임시총회에서 망국일인 11월 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하였다. 이후 8‧15광복 전까지 임시정부 주관으로 행사를 거행하였고, 1946년부터는 민간단체에서, 1962년부터 1969년까지는 국가보훈처에서, 1970년부터 1996년까지는 다시 민간단체 주관으로 현충일 추념식에 포함하여 거행하였다. 그러다 독립유공자 유족들의 오랜 여망과 숙원에 따라 1997년 5월 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정부기념일로 복원되어 그해 11월 17일부터 정부주관 행사로 거행해 오고 있다.

      공직생활 초기에 보훈단체 담당으로 보훈단체장 안내역할로 행사에 참석하여 광복회 임직원들과 편하게 지내면서 자유롭게 대화하던 터에 뭐 이런 행사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냐는 듯 말을 내뱉었다가 광복회 간부직원이 보훈공무원이 기본자세가 안 되었다고 호되게 야단을 맞은 적이 있어 순국선열의 날이 다가오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개인적으로는 순국선열의 날이 머릿속에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해 보훈선양업무를 담당하면서 모 대학 봉사단에서 보훈관련 홍보행사를 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상대적으로 보훈행사 중에 덜 알려진 순국선열의 날을 추천하여 직원들과 함께 교정에서 홍보행사를 가진 적이 있다.

      흔히 독립운동가들의 고달픈 삶을 풍찬노숙에 비유한다. 오늘날 추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만주벌판에서의 광복의 기약이 없는 풍찬노숙의 삶은 가히 짐작하기 힘들었을 듯하다. 순국선열의 고귀하고 거룩한 아무도 가지 않았던 그 길을 그들이 가지 않았다면 오늘날 우리의 풍요로운 삶은 과연 존재하기는 했을까?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독립유공자 뿐만 아니라 이름 없이 묻혀 진 모든 독립운동가 들의 작은 희생조차도 기억하고 감사하는 제83회 순국선열의 날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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