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동마을서 가장 한국적인 겨울을

기사입력 2017.12.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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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민속마을 중 최대 규모 낭만적인 여행지 '안성맞춤'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몸이 움츠려드는 겨울이다. 하지만 겨울 특유의 낭만적 분위기로 추억쌓기에는 더없이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한 해를 마무리 하기 좋은 겨울 여행은 요란스럽지 않고 운치가 있으며 감동이 있는 곳이라면 금상첨화다.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는 조용하고 낭만적인 겨울여행의 적격지로 안성맞춤이다. 고대 신라 왕국의 천년수도였는 경주는 도시 전체가 지붕없는 노천 박물관으로 발길 닿는 곳마다 수많은 역사유적지와 문화재로 넘쳐난다. 따라서 가장 한국다운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경주가 으뜸이다. 최근 전주 한옥마을이 각광을 받는 이유도 바로 한국다움을 찾는 갈망에서이다. 신라 유물과 유적으로 대표되는 경주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한국적인 마을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인 양동마을이 있다. 경주 양동마을은 다소 상업적이고 퓨전한 면이 없지 않은 다른 한옥마을들과는 달리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오백여년 넘게는 세월동안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 종가가 삶과 문화,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유서 깊은 전통의 역사마을이 주는 색다른 감성과 고요한 정서는 겨울여행의 또 다른 추억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전통 민속마을 중 가장 큰 규모와 오랜 역사를 가진 조선시대 대표적인 동성(同姓)취락으로 고색창연한 54호의 고와가(古瓦家)와 이를 에워싸고 있는 고즈넉한 110여 호의 초가로 이루어져 있다.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와가와 초가의 낮은 토담길 사이를 걸으며 긴 역사의 정취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오랜 삶을 이어온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마을답게 서백당, 무첨당, 관가정, 향단 등 수백년된 마을고택에는 작은 건물 하나에도 고유의 이름이 있고 숨은 뜻이 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예컨대 월성 손씨 종가인 서백당은 하루에 참을 인자를 백번 쓴다는 뜻을 갖고 있으며, 여강 이씨 종택인 무첨당은 조상에게 욕됨이 없게 한다는 의미이다. 한 눈에 들어오는 형산강의 경관을 품어 안은 관가정은 곡식이 자라는 모습을 보듯이 자손들이 커가는 모습을 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마을의 풍수는 마을의 뒷배경이자 주산인 설창산의 문장봉에서 산등성이가 뻗어내려 네줄기로 갈라진 등선과 골짜기가 물자형의 지세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산의 형세가 개가 누워서 젖을 먹이는 형상으로 구유낭형이라고 한다. 한편 가옥의 구성은 여름에 고온다습하고 겨울에 저온건조한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건물 형태와 전통 유교 예법을 따르고 있다. 씨족 마을의 대표적인 구성요소인 종택, 살림집, 정사와 정자, 서원과 서당, 그리고 주변의 농경지와 자연경관이 거의 완전하게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유형 유산과 관련한 의례, 놀이, 저작, 예술품 등 수많은 정신적 유산들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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