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밭산책] 그리움
김 경 숙
장날, 이곳저곳을 살피고 다닙니다
장에서 보는 풍경은 활기 있고 정이 넘칩니다 어찌 이리도 많은 것들이 닮았는지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도 푸성귀 몇 단 놓고 앉으신 구부정한 허리도 힘줄 불거진 엉크런 손가락도 모두 당신 모습입니다 한쪽에 우두커니 서서 바라봅니다 그러다 큰소리로 어머님! 하고 불러봅니다 고개를 돌려다보는 세상 모두가 저의 어머님이었습니다 어머님이 그리울 땐 장날 장을 보러 장에 갑니다
[작가의 말] 함께했던 시간들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늘 “고맙다”고 하시던 어머님!
그 말씀이 ‘사랑한다는 말’ 대신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