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비는 그쳤는데
조 평 진
지난세월 사려놓고 가슴 앓던 외로움이
때 늦게 옹이 맺혀 벙글 지 못한 것은
덧없이
흘러간 구름
그리웠나 봅니다.
가슴에 묻어놓은 그날 그때 추억 한 편
옥합에 담아 놓고 정성 다해 모셨건만
노을은
산마루에서
홀로 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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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아련하게 안겨오는 지나온 발자취들 새삼스럽게 보듬어 보니
모두가 아쉽고 그리운 내 삶의 조각보다. 벙글 지 못하고 미완성
으로 남아 있을 그때 그 시절 그 하늘 아래에 머무르고 싶을 땐
이따금 찾아가 추억 밭을 걸으면서 위로를 받는다.